영어 말하기 성적이 필요해서 OPIc 시험을 급히 치렀습니다.
모든 오픽 시험은 시험일 이틀 전까지 접수가 가능합니다.
공교롭게도 오픽을 접수하려고 보니 제일 성적 발표가 빨리 나오는 시험이 바로 당일 접수마감이었던, 이틀뒤에 치는 시험이었습니다.
다행히 성적 조기발표 시험이었고, 성적이 필요한 기한의 마감 하루 전에 성적을 겨우 받았네요.
그래서 이틀 벼락치기 했습니다.
사전 배경
준비 기간 : 이틀
영어 배경1 : 해외 유학 및 체류경험 및 영어 활용 업무 경험 全無
영어 배경2 : 영어 울렁증 없는 편
만료 포함 말하기 성적 : TS lv5(120), OPIc IM2, IM1
오픽 배경 지식
지금까지 오픽을 2회 치르면서 그때그때 벼락치기를 했을 때 주워들은 정보는 있습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자유 서술, 약속에 관한 전화통화, 구매와 관련한 전화통화, 과거와 현재 비교등의 유형이 '있다'라는 건 대충 알고 있었지만 그 유형에 대비해서는 딱히 준비한 적이 없었습니다.
매번 시험을 칠 때마다 질문을 듣고 나면, 유형에 대비한 게 없다 보니 그냥 머릿속에서 나오는 대로 막 말을 했습니다. 의식의 흐름이라고 하죠.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아니 그 질문에 대체 왜 내가 그런 답변을 한 거지?' 싶은... 한국말로 들어도 엉터리 답변인ㅋㅋㅋ
그래서 성적도 참 자유분방하게 받은 거 같네요.
시험 준비 내용
이번에는 최소 IM2가 필요했는데, 이틀밖에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까 참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발화량이라도 늘려보자 하여 오픽에 주로 제시되는, 즉 사전 설문의 선택지 위주로 다양한 질문을 웹에서 조사했습니다.
예를 들면 공원 테마라고 하면,
자주 가는 공원에 대해 서술
공원에서 주로 하는 활동에 대해 서술
공원에서 겪었던 문제 상황에 대한 서술
뻔한 질문 주제들 있잖아요. 공원, 대중교통, 가구, 집 등등.
이렇게 주제별 질문지 3-4개 정도 모아서, 예시 답변은 전혀 참고 안 하고 질문에 대한 제 생각과 경험에 기초한 답변만 10 문장 내외로 바로 영작해 봤습니다. 가벼운 채팅 수준의 영어 회화는 무리 없는 편입니다. 원래 한국인의 영어라는 게, 말하기/듣기보단 읽기/쓰기가 대체로 강하긴 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이틀이라... 한 8개 주제 정도, 30개 질문지쯤 영작 연습을 했네요. 시험에 대해서 아는건 별로 없는데 벼락치기라 너무 하기 싫었어요.
그외 오픽 노잼, 강지완 등등 유튜브 추천내용 많았는데 못봤어요. 이 컨텐츠들이 안좋다는게 아니라, 제가 이것까지 학습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에 참고를 못했습니다.
실제 시험
불행히도, 미리 영작해 본 내용에서는 단 1개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아, 집 이야기는 저도 미리 생각을 했지만 사실 집 이야기는 거의 모든 수험생한테 질문하는 거라ㅠㅠ 그 외를 대비해야 하는데...
결국 의식의 흐름으로 횡설수설을 많이 했네요.
실제 질문과 답변 예)1
Q) 독서를 한다고 했는데, 언제부터 그랬고 왜 독서를 좋아하게 됐는지?
A) 음... 나 초등학교 때부터... 그냥 많이 읽었어. 학교에 늘 도서실이 있었는데 방과후에 맨날 갔어. 초등학교때도 그렇고 대학교때도 도서관 자주갔어. 나는 약간...그...뭐냐... 어떤 내용이든... 그... 어쨋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글'을 좋아한다고 하고싶은데 영어단어 생각안남ㅋ(->writing)) 책을 볼때 내가 모든 내용을 상상할 수 있어서, 그... 상상할 수 있는게 많고... 나는 상상하는게 즐거워. 이게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야.
...?
실제 질문과 답변 예)2
Q) 친구랑 만나면 보통 어떤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지?
A) 음... 친한 친구랑 나랑 영화 취향이 되게 비슷해. 하루는, 평일에 학교에서 만났어. 그... 주말에 각자 뭐 했는지 물어봤거든. 운좋게도(fortunately), 아니...그 뭐냐... 우연히도(coincidentally)! 우리 둘 다 같은 영화 봤어. 최신 영화도 아니고 한 20년인가 지난 영화였거든? 대박이지? 이래서 우리가 베프인가봐. Ummm... That's all!
진짜 엉망이죠?ㅋㅋㅋㅋㅋㅋㅋ
집에 가는 길 내내 '아... 이렇게 답변할 걸' 하는 굉장히 좋은 제 경험과 생각들이 떠오르더라고요. 미리 생각해 볼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요.ㅎ
이번 시험의 제 답변스타일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B) : bad point, G) : good point
B) 유형에 대한 정석 구조(Main Point 제시, 서론/본론/결론, 과거/현재 비교 등) 전혀 준수하지 않음ㅠ
G) 종종 질문에 대한 요지 파악 못하나, 발화량은 비교적 많음.
G) 필러 비교적 자연스럽게 많이 씀
- 제가 평소 회화에 썼던 필러 : you know, It's like -, kind of, sort of, I mean 등
B) 스피커가 비면 안된다는 압박이 있어 뭔가 계속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발화를 조급하게 하는 편이었고, 문법 및 어순 많이 틀림
자기소개는 따로 준비 안했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충 20초 정도 답변했습니다. 자기소개는 평가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OPIc 공식 입장입니다.
시험 후기
스크립트를 외우고 말고를 떠나서, 해당 질문을 '한국어'로 즉석에서 듣고 곧바로 답변한다고 해도 2분 내로 딱히 조리 있고 구성지게 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더라고요.
한국어를 영어로, 이런 영작 난이도를 떠나서 해당 주제에 대해 어떤 언어로도 듣던지 간에, 2분 내외의 가벼운 이야깃거리를 많이 생각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 내용이 100% 거짓말이어도 듣는 사람에게 충분히 맥락 있는 내용이면 점수받는 데는 아무 무리가 없지만, 준비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것이거든요. 한국어든 영어든 언어를 떠나서요.
'그래서 너는 별로 준비 안 했는데 비교적 높은 등급인 IM3 받았다고 자랑하는 거냐?'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도보다는, 저랑 비슷한 배경의 수험자가 계시다면, 촉박한 시간 하에서 이렇게 준비해 보는 것도 최소한으로 필요한 시험 성적을 급히 얻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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